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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문학/시

음지바른 뒤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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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장례식장 뒤뜰
씨앗들 내려와 잠들다.

묻힌 씨앗들 위로
들국화들 피어난다
피지 못한 씨앗들 기리지도 않고
꽃잎 펴 들을 덮어 버린다

유족이 꽃 꺾어 무덤에 바쳐도
국화는 다시 피려 할 뿐이다
꽃가루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시들 때까지 아낌없이 앗길 뿐이다

모두가 지하로 가는 계절이 지나고
보리도 나지 않은 봄

싹도 없이 썩어진 씨앗들 먹고
쑥대밭이 싹을 가린다
아지매는 아무리 캐도 많다며
칼로 쑥 허리를 벤다

여름에 약간 심어놓은
열매가 열릴 때쯤
사람은 잡초를 뽑는다

풀들은 이름이 필요없다
시든들 이름이 없다고
사람은 기억지 못하고
잡초는 여전히 산다며
사람은 풀들을 멸한다

장례식장 뒤뜰
씨앗들 이곳에 잠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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