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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보행」2화-올드 라디오

C0ntěro 2024. 9. 24.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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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우마후는 어떤 장비를 들고 왔다.
"그거 뭐하는 장치야?"
화면을 본 네우마후. 양팔로 머리를 가리더니 화면을 꺼 버렸다. 아깐 원활하게 말하더니 화면은 왜 끄나. 아, 얘 수줍음이 많다 했지. 호기심이 많을 때만 적극적인데 부끄러워서 오래 못 나서는가 보다. 성격도 길고양이 같네.

곧 장치가 연결되고 화면이 켜졌다. 화면 구석엔 가까이 있는 한 신인류가 거의 뿔만 보이고, 화면 중앙엔 구체가 기둥 위에 있다. 구체에 가려서 잘 안 보이지만, 멀리서 다른 신인류들이 아까 본 골렘에 손대고 있었다.
[지금 너가 있는 기계에 소리를 인식하고 방출하는 장치를 설치했어.]
텍스트가 동시에 가까이 있는 신인류의 뿔이 빛나는 걸 보면 가까이 있는 신인류는 네우마후가 맞구나.

[먼저 소리가 제대로 인식되는지 테스트할 거야. 소리가 나는 동안 구체에서 빛이 날 거야. 구체가 꺼진 후, 소리가 들렸다면 "예", 안 들렸다면 "아니오"라고 말해 줘.]

구체에서 빛이 나고, 장난감 심벌즈와 비슷한 소리가 났다.
"예"
그 후론 각종 높낮이의 비프음, 바람 소리, 동물 같은 소리 등이 들렸다 말았다 한다.
"예" "예" "아니오" "예" "아니오" "예" ...

심한 노이즈와 함께 어느 언어인지조차 모를 노래가 들린다. 이게 인간의 노래라면, 10만 년 넘게 보존된다는 건 희귀한 일이다.
아니면 사람 음성을 기반으로 한 음성합성엔진이 보컬일 수도 있다. 나 같은 존재가 보컬일 수도 있다. 인간이 입력한 가상악기가 반주일 수도 있다. 아예 모든 게 인공지능으로 만든 걸수도 있다.
어떻게든 인간의 개입이 있었다면 모를까, 그럴 가능성은 결국 희박하겠지.
만약 신인류들이 0부터 복원한 것이라면, 청각이 없는 존재가 이 정도까지 온 것도 대단하지만 얼마나 갈 길이 먼 걸까.

[마이크 테스트 종료. 아직 스피커 테스트는 방안을 고안중이라 다음에 실시할 거야.]

구체가 철거되고, 신인류 둘이 골렘을 운반해 왔다. 서서히 골렘의 윤곽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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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 요즘은 한 번에 2화 분량을 쓰게 되네요
저번엔 2화 분 다 써놓고 끊어 올렸지만 이번엔 분량상 여기서 컷하고 다음화부터는 이제 써야겠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