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 공주(미완성본 및 구상)
얼마나 먼지는 확실하지 않은 옛날, 세상에서 가장, 가끔 두번째로 잘 사는 나라에 왕과 왕비가 있었습니다. 둘은 매우 금슬이 좋았으나, 아이를 배면 매번 낳기도 전에 아이가 죽었습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아이가 없어 고민이었습니다. 왕비는 아이를 갖게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사람에게 상을 내리겠다고 온 백성에게 알렸습니다. 남쪽 나라의 학자가 이를 알고 왕비를 찾아가 말했습니다.
"제가 사는 나라 끝, 끝도 없이 펼쳐진 숲이 있습니다. 아마 세상에서 가장 큰 나무, 작은 나무, 아무튼 온갖 기이한 나무들에 진귀한 열매가 풍성히 열려있지만 아무도 찾아가지 않습니다. 심히 우거져 밤하늘같은 숲 입구에 와이번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림자밖에 목격된 적이 없지만, 박쥐를 닮았는데 매우 커 보이고 무섭다는군요. 아이를 밴 여인이 와이번의 날개를 먹으면 뱃속의 아이는 순조롭게 세상에 나오며, 사람의 한계를 초월할 수 있는 아이가 된다고 합니다.
와이번이 있는 곳을 알려 드릴 테니 상은 그 와이번의 이빨로 주십시오."
전투를 매우 잘해 모든 전투에서 직접 싸우는 왕은 와이번을 잡으러 갔습니다. 숲 입구에 다다르자 거대한 그림자가 왕에게 겁을 주며 나가라고 외쳤습니다. 용감한 왕은 네가 와이번이라면 네 모습이나 드러내라고 외쳤습니다. 와이번은 온갖 말로 위협해 왕을 쫓아내려 했지만 왕은 슬슬 그림자를 비웃듯 뚜벅뚜벅 걸어나갔습니다. 그러자 와이번의 그림자가 유령이 순간이동하듯 순식간에 이곳저곳에서 나타났다 하며 왕에게 겁을 주었습니다. 왕은 무슨 상황인지 멈춰서 살펴보았습니다. 잘 들어보니 그림자가 이곳저곳에 나타날 때마다 사사삭 하는 소리가 들렸고, 왕은 조용히 사사삭 소리가 들리는 곳을 기습했습니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겨우 도마뱀만한 와이번이었습니다. 와이번은
(중간 내옹 요약)
와이번은 자기를 죽이는 게 답이 아니며, 죽이면 후회할 거라 하지만 왕은 와이번을 잡아서 이빨을 학자에게 주고, 왕비가 임신에 성공하자 날개를 먹임.
왕이 남쪽 나라의 왕과 회의를 하러 간지 사흘 째, 예상보다 몇 달 빠르게 공주님이 태어났습니다. 공주님은 이상할 정도로 손가락이 길고 가늘었습니다. 산파는 이런 아이는 제대로 못 살 테고, 다들 공주를 흉측한 괴물 취급하며 제대로 살게 두지 않을 테니 지금 죽이는 게 차라리 공주가 덜 괴로울 거라 했습니다. 겨우 얻은 딸을 어떻게든 살리고 싶은 왕비는, 어제 시종이 낳은 아들을 떠올렸습니다. 왕비는 자신이 아들을 데려갈 테니 모두에게 이 아들은 내가 낳았으며 크면 왕이 될 거라고 알리겠다고 했습니다. 시종은 아들이 다음 왕이 된다니 기뻐하면서도, 겨우 낳은 아들을 넘기기 아쉬워했습니다. 시종의 심정에 동감한 왕비는 시종을 아들의 보모로 삼아 실제로는 시종이 아들을 돌보게 하고, 지켜보는 사람이 없다면 엄마 행세를 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그 후 왕비는 감시용으로 쓰던 높은 탑에 공주를 숨기고, 몰래 공주를 키웠습니다. 왕비는 왕비가 손을 대야만 열리는 문으로 탑의 문을 항상 잠궈 두었습니다. 그리고 탑 바깥 사람들은 널 보면 괴물이라면서 해칠 테니 나오지 말라고 했습니다. 대신 모두가 잠든 밤, 왕비는 시종에게 왕자를 맡겨두고 궁궐을 나섰습니다. 그리고 매일 밤 공주를 찾아가 공주가 하고 싶어하는 건 뭐든 주었습니다.
공주는 밤이 밝으면 폭신한 침대에서 일어나, 비단과 보석으로 치장한 가구에서 엄마와 함께 진수성찬을 매일 먹었습니다. 알록달록한 카펫 옆 보물상자엔 신기한 장난감이, 책장에는 온갖 재밌는 이야기가 있는 책이 가득했습니다. 엄마는 낮에 못 해준 만큼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얼마든지 안아주고 뽀뽀해줬습니다.
공주는 탑 안에서 행복했습니다. 뭐든 자기 맘대로 되는 세상이었습니다. 손가락은 자기 맘대로 예뻐지지 않고 점점 길어지기만 했지만, 높은 곳에 있는 책을 집을 때도 편하고, 소파 밑 깊숙이 들어간 구슬도 뺄 수 있고, 실뜨기할 때도 공간이 넉넉해서 더 내맘대로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걸 빼고 유일하게 맘대로 안 되는 게 탑 밖으로 나가는 것. 하지만 탑 바깥은 위험하니까 나갈 생각은 없었습니다. 공주는 그저 호기심으로 안전한 유리창을 통해 창 밖을 빼꼼 내다보곤 했습니다.
탑 바깥이 무서운 이유는 바깥 사람이 무시무시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깜깜한 창 밖을 내려다볼 때마다, 사람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귁귁귁귁 귀뚜라미 소리, 솨솨솨솨 흐르는 저녁매미 소리, 솨악솨악 풀들이 바람소리를 부풀리는 소리,퐁퐁 시냇물 솟는 듯한 개구리 소리, 사람 빼고 세상에 살아있는 모든 소리가 편안하게 들렸습니다.
낮에 창밖의 풍경을 본 적은 없지만, 낮에나 밤에가 항상 이런 모습이라면 그리 위험할 거 없을 듯한데.
종종 그렇게 생각하며 이번엔 창밖을 올려보았습니다.
밤하늘엔 잡을 수 없는 보석들이 가득히 반짝였습니다. 한번은 저 보석을 갖고 싶다고 했지만, 엄마는 저 보석은 사람이 가질 수 없다고 했습니다.
오늘은 보름달이 뜨는 날. 공주는 보름달이 흥미로웠습니다. 자기 방의 샹들리에만큼
(이후 내용 요약)
보고 어쩌면 이게 날개가 아닐까 싶어서 연습하다가, 엄마가 탑을 떠난 늦은 밤 탑 밖으로 날아감. 너무 신나서 새벽까지 날아다니다 드레스가 나무에 걸리고, 용사가 괴물이라며 공주를 쏨. 다행히 활이 드레스에 맞고 찢어져서 탈출하고 공주는 성으로 돌아감. 그 후 공주는 걸렸던 드레스를 바지랑 상인 옷처럼 만들고 밤에만 날아다님. 간혹 본 사람들은 그를 왕궁 쪽에서 날아온 남자로 보고 박쥐왕자라 부름. 한편 왕자는 밤에도 왕비를 보고 싶어함. 왕궁이 박쥐왕자에 대한 입막음을 시도하는 사이 왕자가 박쥐왕자 소문을 들음. 왕자는 혼란스러워하다 처음으로 왕비가 밤에 어딘가로 가는 걸 발견.왕자는 따라가다가, 왕자를 박쥐왕자로 오해받아 남쪽 나라 주술사에게 사망. 왕은 이를 이유로 남쪽나라를 토벌하다가 와이번의 이빨로 만든 창을 맞고 사망.
한편, 공주는 매일 날다가 남쪽 나라의 숲 발견. 남쪽 숲엔 사실 박쥐공주 같은 기형인들이 쫓겨오거나 방랑자가 자유를 찾아와 사는 마을이 있었음. 와이번은 다양한 모습으로 환생해가며 이 숲의 마을을 지키는데, 왕이 잡은 그 와이번임. 와이번은 환생해서 마을을 지킬 능력이 된다는 판단이 되면 달을 등지고 배트맨처럼 날곤 함. 박쥐공주가 달을 등지고 배트맨처럼 떠 있으니 사람들이 와이번인 줄 알고 축제를 벌임. 공주가 내려오고 이내 서로 정체를 알게 됨. 그래도 서로 처지를 공감해서, 공주는 마을을 지키고 사람들은 공주를 와이번으로 대우.
왕을 할 사람이 없어지자 왕비는 공주라도 찾으려는데 박쥐왕자가 와이번이다, 목소리 등이 여자다란 소문이 들림. 그러고 보니 공주가 가출할 때 박쥐왕자 소문이 들려 설마 하고 남쪽나라의 숲에 찾아감. 공주는 위협하다가 왕비를 알아보고 당황. 왕비는 공주에게 여왕이 되면 탑 생활보다도 풍족하게 살며 이제 그리 강해졌으면 아무도 널 해치지 않을 테니 여왕이 되어달라 하지만, 공주는 거부하고 숲 사람들에게 이주하자 함. 그렇게 공주는 달을 등지고 날며 내비 역할하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