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심으려고 생각한 것은 개사(원곡:내가 죽으려고 생각한 것은)

내가 심으려고 생각한 것은

m자 이마 덮을 앞머리 조금 뿐야

전부다 밀고 밀어 빡빡이 되는 것도

과거엔 그랬었지 몇번을 밀었더라

​

내가 심으려고 생각한 것은

정수리에 원형으로 조금만 심을거야

낙엽이 떨어지듯 우수수 날아가는

바닥 가득 깔린 머리를 쓸어본다

​

계란 두부 미역 어성초

탈모에 좋다는 약은 다 먹어도

탈모에 좋다는 샴푸 다 써봐도

언제 어디서든 빠지는 내 머리는

​

오늘은 어제보다 숱이 줄었는걸

내일은 오늘보다 머리가 더 빠지겠지

알고 있어 알고 있어 하지만

​

내가 심으려고 생각한 것은

시원한 사람이라 들었기 때문이야

머리에 열이 많아 빠진 거라고 해도

​가슴속까지 썰렁해지는 것 뿐인 걸까

 

내가 심으려고 생각한 것은

구레나룻에 조금만 심을 거야

찰랑이는 머릿결 다시 휘날리면서

언젠가 풍성해지길 기다릴거야

 

내가 심으려고 생각한 것은

뒷머리에 조금만 심을 거야

따스한- 손길로 뒤통수를 만진 너

뒤통수 맞는다는 게 이런 기분일까

 

궁예 태양 호빵맨 살생님

힘을 얻고 머리칼을 잃었어

아무리 화려한 옷을 입어도

머리 위는 항상 벗고 있는데

 

옥처럼 매끈하고 전구처럼

눈부신 머릴 쓰다듬는 사이타마

어차피 다시는 안 날 텐데

 

내가 심으려고 생각한 것은

가발이 바람에 날아가기 때문이야

안 빠지게 맞춰도 그대같은 사람이

벗겨버린다는 걸 이미 알고 있어서야

 

내가 밀으려고 생각한 것은

"모"자랄 곳이 없기 때문이야

그런 데에 심으니 자랄리가 없어서

차라리 시원하게 다 밀어버릴 거야

 

내가 밀으려고 생각한것은

결국 대머리로 돌아가기 때문이야

민머리로 왔다가 민머리로 가는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곤 해

 

그대 같은 사람도 민머리로 가는 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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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복치님 노래 들으며 나도 탈모 개사하자 해서 했습니다

 

물론 저도 풍성한 건 아닙니다...

그럼 전 이만 가는 곳마다 빠져 있는 머리카락 청소기로 밀러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