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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싫어하고 협력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가는 세계. 외부 사람들은 이곳을 황무지옥이라 부른다.
드넓은 황무지에 사람들은 각자 홀로 산다. 황무지엔 늘 모래바람이 분다. 사람 주변엔 마음의 벽으로 만든 결계가 있어 모래바람을 막아준다. 실제 사막이 그렇듯, 이 땅 밑엔 수많은 씨가 숨겨져 있다. 피, 땀, 눈물을 뿌리면 잘 자라지만 모래바람 때문에 자기 결계만큼만 농사를 지을 수 있어서 입에 풀칠할 정도로만 먹을 수 있다.
의외로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은 이곳이 지옥은 커녕 이상향이라고 여겼다. 그들은 간섭하고, 방해하고, 착취하는 사람도 없이 혼자 사는 게 최고라고 느낀다.
한 번은 어떤 사람이 이런 생각을 했다. 마을 사람들이 원형으로 둘러앉아서 살면 그 중앙은 모래바람이 불지 않을 테니, 한 사람씩 번갈아가며 원 안에 들어가 농사도 짓고 건물도 짓고 풍족하게 살 수 있다고. 하지만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다들 이렇게 말하며 거절했다.
옆 사람이랑 계속 얼굴 맞대고 얘기하다 보면 언젠간 서로 불편해서 싸울 거다. 원 안에 들어간 사람이 배신하기 딱 좋다.
그렇게 지금도 황무지옥은 고요히 황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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