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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문학/작사 및 개사

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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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하나 들 수 없는 수압 밑에 있어
열릴 수 없는 입엔 바닷물만 채워져
거품조차 나오지 않는 말을
수면 위에서 듣지 말아줘

수명의 자유를 얻어서 온 이곳엔
고기들이 내 고기를 뜯어먹는데
아프지 못해, 기쁘지도 못해
더도 덜도 말고 0일 뿐이야

그 쪽 세상에선 살고 싶지 않아
마른 뭍에선 살고 싶지 않아
너르고 둥근 바다의 온기 속으로
분명 모두가 돌아가고 싶잖아

모두들 가라앉은 푸른 수해
너도 사라지고 싶은 거라면
여기로 와줘
여기로 오지 말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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