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보다 검은 밤이었다. 나는 홀로 숨막힘과 다투고 있었다. 주변에 아무리 많은 사람이 있더라도 나는 혼자 다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차라리 숨지더라도 이 싸움이 끝났으면, 바라면서도 몸은 계속 저항했다.
그 때 초롱빛이 둘을 가다듬었다. 고통이 잦아지자 나는 일어났다.
앞에는 청사초롱과 흑사초롱이 가득했고, 검은 옷의 악대와, 검은 상여꾼 일곱이 나를 환히 반기며 서 있었다.
그는 성 베드로와 같은 목소리로 나의 이름을 세 번 불렀다. 그 의미를 앎에도, 나는 부름을 무시할 생각이 없었다. 오히려 그를 당당히 마주보고 답하였다.
"우리는 모두 한때 당신과 같은 사람이었소.
슬프기도 하리오. 아무리 아쉬울 것 없이 살았다 한들 여한은 있을 것이오. 당신이 괜찮더라도 당신의 주변은 슬퍼할 것이오.
허나 행진은 멈출 줄을 모르오.
이 세상에 남은 이들도 우리를 모르고서든, 우리에게서 고개를 돌리고서든, 기뻐하면서든, 절망하면서든, 끊임없이 행진할 것이오.
우리는 계속 그들의 옆을 따라서 결코 만나지 않는 길을 행진할 것이오.
우리는 끊임없이 모일 것이요, 끊임없이 행진할 것이오.
당신도 같이 행진하지 않겠소?"
나는 그들에게 다가갔다.
나는 검은 옷을 입었다. 한 발 한 발, 무겁고도 밝은 걸음을 뛰었다. 옆 사람은 각종 피리 소리, 뒷사람은 꽹과리 소리, 앞 사람은 북소리, 온 밤을 깨우는 풍악을 타고 나도 소고를 신명나게 추었다.
밤하늘보다 검은 하늘이었다. 하늘에는 별빛이, 땅에는 별빛이 내려온 불빛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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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cvDeyajpsd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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