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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문학/시

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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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만 보이는
기운차게 파닥이던 작은 꼬리

더러워진 바다에 빠지고부터
꼬리는 점점 흉측히 길어졌다

어느 날 꼬리가 꽤 길자
이 꼬리로 바다를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꼬리로 바다를 헤엄쳐 올라와
지금은 땅에서 잘 살고 있다

지금도 내 꼬리는 꽤 길어
꼬리 끝은 항상 바다에 잠겨 있다
누군가 잡아당기면
금방 바다에 빠졌다 올라간다
언젠가 다시 못 올라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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