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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문학/작사 및 개사

구원 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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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비우면 나를 비우면
채워질 수 있다고 구원받을 수 있다고

하나씩 비워온 수조에는
수초만이 공허에 흔들려
구원의 손짓을 해봐도
한겨울 같은 심해 속이네

세상을 따라서 네 길을 걸으면
남들만큼은 살 수 있다고

길도 잃고 골도 잃고
떠도는 걸음도 감추며
예전의 꿈을 찾아도
발자국은 눈녹고 없네

달콤한 말을 하는 혀는
내 타액마저 쓰다며
플라스틱을 먹기도 싫다는데
또 무얼 꾸역꾸역 넣으려는 거야?

구할 거면 단숨에 나를 찔러줘
아픔은 마지막 하나로 족하니까
너의 햇살에 이끌린 내가
서서히 녹아 버리기 전에

나를 잡은 손을 제발 놓아줘
달도 해도 없는 구멍에 있고 싶어
너의 노래에 이끌린 내가
암초에 부딪혀 빠지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