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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문학

토리노코(가제)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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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r eater>의 메리 배드 엔딩과 세계관을 공유함)

초등학생 소년 남재민은 젤리를 훔치려다 야단맞는다. 그 날 밤,재민이는 세상 모든 걸 독차지할 수 있도록 세상에 나만 있게 해 달라고 빈다. 다음날, 엄마가 안 깨워서 늦잠을 잔 재민이. 일어나보니 가족들이 없다. 일단 지각이라 급히 학교를 가는데 거리에도 학교에도 아무도 없다. 아무도 없지만 전기나 수도, 통신 같은 건 잘만 들어와, 아무도 안 보인다는 거 빼면 달라진 게 없는 유령도시. 어리니까 그런 데 의문이 없이 맘이 편한 재민이는 신나게 가게의 과자를 먹고, 놀이동산에서 놀이기구를 스스로 작동시키며 논다. 밤에는 관람차에서 화려한 야경을 구경하다 생각해 보니 어린이가 못 가는 데도 갈 수 있단 생각에 10시가 넘었지만 pc방에 갔다. 하지만 게임을 켜도 멀티플레이할 상대가 없고, 잼민tv채널에서 방송을 해도 시청자가 없으니 곧 나가버린다. 술집도 들러보려고 거리를 나섰다. 삐까번쩍한데 아무도 없으니 뭔가 쓸쓸하면서도 무서워, 호텔로 들어가 잔다. 아무도 없길 바란 게 후회스러웠지만 아무리 찾아도 사람이 없으니 어쩌랴, 즐겨야지. 그렇게 재민이는 온 도시를 돌며 재밌는 일들을 찾아다닌다. 좋아하는 가수의 신곡도, 보고 있던 애니도 다음화가 나오지 않아 아쉬웠지만 뒤로 한다. 술도 마셔보고 차도 타보고, 식당에서 식재료로 직접 요리를 만들어 보기도 한다. 중국에 낚싯배 타고 가다가 도착한 줄 알았는데 아직 한국이라 슬퍼하기도 하고. 그러다 먹을 게 떨어지면 차나 지하철이나 기차를 통해 다른 동네로 옮겨다닌다. 모든걸 혼자 해결하며 하나 하나 배워가는 재민이. 점점 사람이 없는데 전기가 들어오고 도시가 유지되는 데 의문을 품으며 어딘가 사람이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 여느 때처럼 새로운 마을로 이주해 놀이공원에서 놀던 어느 날, 재민이는 처음으로 거인(lover eater의 목성인)을 발견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