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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문학/소설,스토리,동화 등

광복(光復/広福)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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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와 12제자, 특히 유다의 관계를 우리나라식으로 해석한 성극용 희곡.
<직소>의 관점을 일부 참고하면서 불완전한 인간이 예수를 어떻게 대하는지 해명함.


일제강점기 화북지대, 지금은 역사에서 잊혀진 만인광복단이란 단체가 있었다.
과거에 잠시 시민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았으나 20년대 사회에서 이념 갈등이 고조되며 구성원이 12명밖에 남지 않게 된다.

이중 주연은 주야소, 이유대, 주피터, 사시문. 재도마.
주야소는 기독교인 단장이다. 이유대는 주로 재정적인 공헌을 하였고, 야소와의 신뢰가 깊었다. 주피터는 별명인데, 주야소랑 친분이 두터웠다.
사시문은 (사회주의의 영향을 받았고)의열단 출신이다.
단원들이 원하는 독립의 방법은 다 다소 차이가 있었으나, 대부분은 주야소가 군사행동이나 폭력 등 적극적인 방법을 쓰길 원했다.

그러나 야소는 국가와 민족에 앞서 전 인류를 구원하는 것이 우리의 궁극적 목표이고, 한민족의 구원은 그 중 일부라고 한다. 고로 야소는 몽구원이라는 병원을 세우고 거기서 기독교 활동과 자선 활동도 했다.
단원들, 특히 유대는 야소의 방식이 효과가 없을 거라 생각했다.
어느 날 야소가 한국인 (세무직)공무원을 치료하고 시문(또는 도마)이 그 공무원을 암살하려는 걸 제지하며 시문은 야소가 친일이라고 의심하게 된다.

어느 날 몽구원에서 단원들이 만찬 회의를 하는데 유대와 시문은 야소에게 전투를 일으켜 독립을 쟁취해야 한다고 설득하지만 야소는 역시 거절하고, 유대는 부질없이 내어주기만 하는 야소가 안쓰러워서 바뀌길 원했는데 실망했다며 이럴거면 차라리 만인광복단을 해체하자고 제안한다. 하지만 단원 모두가 해체까지는 안 된다는 의견이 나왔다. 유대는 만인광복단과 야소를 비난하며 결국 회의장을 나가 버린다. 피터는 야소를 유대가 사고칠까봐, 어쩌면 만인광복단을 일제에 고발할까봐 유대를 잡으려 하지만 야소는 유대 뜻대로 하게 둔다. 피터는 자신은 설령 만인광복단에게 밤(일제의 습격 또는 광복단의 자체 해체 위기를 비유)이 찾아오고 일제에 죽는 한이 있어도 만인광복단을 버리지 않을 거라 하지만 야소는 그런 밤이면 피터가 새벽닭이 울기 전에 자신을 세 번 부정할 거라고 한다.

유대는 그대로 경찰서로 간다. 이조차도 야소를 좋아하니까 야소를 위해 정신차리게 해준 거란 망상을 품고서. 유대는 야소를 사회주의자라며 고발한다. 그 날 밤, 도마가 경찰이 몽구원을 찾아오고 있다고 하자 제자들은 뿔뿔이 흩어진다. 그 중 피터가 도망치다가 현장에서 경찰에게 심문당하지만, 피터는 야소를 모르고 광복단이 아니라며 세 번이나 부정한다. 경찰은 결국 피터를 떠난다. 때마침 닭이 울리고 피터는 후회한다.
한편, 몽구원에 끝까지 남아있던 야소는 경찰에 붙잡히고 그 뒤로 행방이 묘연해진다.

유대는 자신이 모든 걸 망쳤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도 야소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던 유대는 야소에 대해 깊은 죄책감을 느낀다. 설령 야소가 살아 돌아온대도 낯을 못 보겠으니 지옥에 떨어지는 게 야소를 위한 거라고 생각하고 목을 매기 위해 아무도 없는 숲에 갔다가 아가씨를 만나는데, 마리아(또는 유키카)라고 부르라 한다. 마리아가 사연을 묻자 유대는 회사 친구(또는 가족이나 연인) 얘기로 광복단 얘기를 에둘러 말한다. 유키카는 그럼 야소(에 해당하는 비유 속 인물)를 직접 만나 용서받는 게 더 나을 거라고 설득한다. 유대가 그 사람을 찾아가기 어렵다 하자 마리아는 하나님께 회개하라 한다.
유대는 용서를 비는 것조차 뻔뻔해 보인다, 하나님이 용서해도 그 사람이 용서하지 않으면 소용없잖느냐고 한다. 유키카는 설령 사람, 심지어 하나님께 용서받지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시행착오를 거쳐 그 사람을 제대로 사랑하려는 것은 아름다우며,
죄를 고백하는 그 자체로 용기있는 최선의 행동이라고 한다. 유대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사람을 꼭 찾아가야겠다고 하며 퇴장.

해방 이후 한반도, 야소가 전 만인광복단 단원 앞에 나타난다. 도마는 야소가 사실상 죽었을 텐데 야소가 맞는지 의심하지만 야소는 악수하자는 듯 손을 내민다. 야소의 못 자국이 난 손을 보고 도마는 차마 그 손을 잡지 못하나, 야소는 만지라고 하자 도마는 울면서 악수하고 무릎을 꿇으며 야소를 다시 따르겠다고 맹세한다.
한편, 유대는 그 뒤로도 행방이 묘연했다. 단원들은 야소에게 유대를 봤는지 묻지만 야소는 하나님이 그의 마음과 행동에 따라 댓가를 주었을 것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