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8.04.01 11:47
옥빛 파도가 찰랑여
찰삭, 돌을 쓰다듬으면
머랭 거품에 섞이는 돌
몽돌 몽돌 뭉쳐 굳어지고
분주한 파도가 누우려
철석, 철 섞인 돌을 치면
청옥의 편경 소리
몽글 몽글 진주 목걸이 흩어지는 소리.
버려지고 잃어버려
성났던 사금파리들
세월같이 감싸는 같은 파도 아래
유리알이 되고 돌이 되어
모든 돌들이 보배로 맺혀
거봉 알처럼 늙어서 온 돌들.
수정 포도향 하늘 아래
바닷속으로 내리는 햇살
흰 베일이 되어 돌머리를 덮고
흰 물거품이 잠자리 날개로 돌몸을 덮고
돌이 사람과 같이 흙이 되도록
한 겁을 부르는 자장가 소리.
모든 것이 무너져가는 소리는
어쩌면 이렇게 잔잔한 소리
모든 것이 죽어가는 소리는
서로의 끝에서 돌과 물이 만나
서로를 덮으며 부서져 가는
삶을 씻어 없애는 자장가 소리
하얀 사리들이 한 쪽 발에 스며들고
남은 발은
저편 자살바위서 섞여온 눈물에 씻겨 온 유산들도
깬 꿈을 꾼다 기쁜 노래를 한다
모든 바위가 지평선을
나처럼 지긋이 오늘도 바라본다
야자수 대신 거봉같은 솔방울이
가볍게 툭툭 떨어지는 걸 따고 줍고
멱 감던 미역 조금 따다 물고
적신 손부터 바다가 배고
조개 긁는 아지매들은
오늘도, 오늘도 해녀.
어린 해녀는 이 대학에 학생이 되고서도
여느 여자애처럼 주위를 알랑인다
고향의 힘을 되찾은 인어가
바다 너머로 신나게 노래한다
바위 사이로 궁금해서 나오는 갯강구
장난삼아 잡을 양 하구
못 먹는 새끼 홍합을 쓸어만지며
밭밑에 뻗는 투명한 파도 손가락부터
천천히 옥을 드러내는 파도를,
파도타는 노란 부표를,
무역선이 향하는 흐릿한 섬을
수평선까지 올려다보며
내 복장도 잊고 자갈밭에 앉아
돌들과 도란대자
해수욕장과는 다른 야생기 남은 자연
내 비밀의 바다-
창작 문학/시
해안선(수정 중 단계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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