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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세이버+ 1화-디자이너 땅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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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는 애니메이션<그린세이버>의 자작 에피소드 시리즈입니다.

 

"오랜만이군, 그린세이버!"

"와, 어쩜 이런 꽃미남이!"

"그런데 오랜만이라니 누구시길래..."

목소리가 타이 같긴 한데 타이보다 잘생긴 호랑이가 그에 어울리게 늘씬한 동물과 함께 있었다.

"훗, 몰라보게 잘생겨졌나 보군. 나야나, 타이!"

"이거 쑥스럽군요. 복장만 바꿔도 사람이 바뀐다더니. 오래 걸어도 안 불편하죠, 타이 씨?

그린세이버도 이렇게 만나다니 행운입니다."

"어, 우리를 아네?"

"우리가 지구를 지키는 걸 이제야 다들 알아주는구만!"

"아, 그러고 보니 아직 이름도 안 말했군요.

제 이름은 아른드, 땅늑대죠.

모든 동물이 각자 몸에 맞게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드는 게 업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동물은 알고 있어요.

사실은 오래전부터 당신들 같은 영웅을 기다려왔죠."

"오~ 이 몸을 기다리다니!"

"우리가 멋있긴 하지!"

"아뇨. 하늘다람쥐랑 수달은 흔치 않거든요."

나롱이와 우꺄가 카메라 앞에서 맛없는 음식을 씹는 표정을 지었다. 언급도 안된 아짱나는 지못미.

"그보다도, 영웅답게 멋져 보이고 활동하기도 좋은 옷을 영웅이 입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으니까요. 그 동안 당신들을 위해 고안해 둔 복장이 있는데 제 작업실에 가 보시는 건 어떤지요?"

"더 멋진 영웅이라..."

그린세이버 각자가 어떤 상상을 하는진 분량상 각자 그려보시길.

"좋아! 가 보자!"

--

아른드가 그린세이버를 데리고 간 주변 일대엔 공장들이 둘러져 있다.

"어우, 이 주변은 왜 이렇게 독한 냄새가 나는 거야! 아, 짱나 짱나!"

"염색 공장에서 나는 냄새일 겁니다. 여기가 다 옷과 관련된 공장들이 모여 있는 곳이에요. 옷을 많이 생산하려면 공장이 많을수록 좋죠."

일행은 공장들 옆에 있는 회사의 한 방으로 들어갔다.

"여기가 제 작업실입니다. 새로운 영웅은 언제나 환영이죠!"

"와! 한눈에 봐도 우리가 입을 옷들이네!"

"이 옷은 정말 길어!"

"바로 앞에 입을 옷은 당신들을 위해 디자인한 옷이 맞습니다. 그 긴 옷은 코비 맞춤 옷이고 저건 바실, 베티가 입을 옷이죠.

지금 옷 한 번 입어보시겠어요? 잘 입어지는지 시험해 보기도 해야 하고요."

그린세이버가 입자고 했는데 아른드는 옷이 아닌 웬 팔찌를 주었다.

"뭐야, 왜 팔찌만 채우는데?"

"팔찌에 있는 버튼만 누르면 순식간에 영웅 복장으로 변신할 거에요."

-띡-

"와아-"

"평소에 입던 것보다 훨씬 멋있어졌는데!"

"더 튼튼하기도 하고. 한 번 여기서 기술 써볼까?"

"기술도 써보시지요."

"그럼 오랜만에

M자 탈1모 박치기!"

"악! 왜 나한테 쓰는 건데! 그리고 땡글땡글 헤딩어택이겠지. 아오 혹이야... 어? 혹도 안 났네?

어으,그래도 짱나짱나!"

--

"그린세이버 녀석들, 더 골칫거리가 되겠군요."

마침 정겨운 매연과 향긋한 염료 냄새에 공장 단지를 찾아온 돈조 일당은 창밖으로 그린세이버를 엿보고 있었다.

"저녀석들이 저 옷을 못 입게 해야 할 텐데, 지금 덤벼 봤자 당하기만 할 테고..."

"아! 돈조님, 덤빌 수 없다면 이런 방법은 어떻겠습니까."

우주선에 자기들밖에 없는데도, 누가 듣기 아까운지 이 글 쓰는 사람도 안 들리게 말했다.

"그럼 우리만 더 상

"호오, 역시 박사는 천재야. 쏭! 네가 한몫할 차례다!"

--

"근데 망토가 특이하게 생겼네?"

"윙슈트라고, 하늘을 날 수 있게 설계됬어요. 저기 사다리 위에서 점프해 보시죠."

"어디, 호잇차! 와! 날아간다-!"

"아짱나 씨 너클은 공격용이기도 하지만,게코도마뱀 발바닥 구조를 응용해서 만든 발바닥 무늬로 벽을 빠르게 기어오를 수 있어요. 우꺄 씨 팔찌랑 우디컴이랑 연결하면 보호막이 맑은 공기만 걸러 줘서 물 속이나 오염된 공기 속에도 숨쉴 수 있어요. 제가 연결해 드릴게요."

아른드가 팔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데 노크 소리가 들렸다.

"누구십니까."

"안녕하세용~ 좋은 말씀 전하러 왔습니당~"

"앗, 이 말투는?"

"근데 쏭 치곤 목소리가 좀 높지 않아?"

"전 신빙성 있는 말만 듣습니다만."

"크흠, 거래를 제안한다 이 말씀입니다. 혹시 그린... 아니 다른 분과 같이 계십니까?

워낙 중요한 기밀이라 저랑 단둘이서 얘기하고 싶은데 말이죠."

아른드는 셋을 작업실에 대기하도록 하고 조용한 방으로 손님을 데려갔다.

아른드 앞엔 가수 캡사이신 같은 모자를 쓰고 뭔가 부담스럽게 길고 치렁치렁한 옷으로 정체를 가린 손님이 앉았다.

"패션 한 번 희한한 손님이군요. 긴 몸다운 옷답게 좋지만 발이 걸리진 않으실런지."

"저는 발이 없으니 괜찮습니다."

말하면서 목소리가 점점 낮아지는 손님은 뒤돌아서 잽싸게 풍선의 공기를 마시고 말을 이었다.

"저랑 계약해서 노예... 아니 히어로 팩토리를 하지 않겠는가요.

최근 구린세이버의 새로운 복장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린세이버입니다만. 그런데 어떻게 아셨는지?"

"당신도 거의 모든 동물을 알듯이 다 아는 방법이 있습니다만 당신 회사에 대해선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요즘은 그 엄~ 패스트푸드 시대잖아용~"

"패스트푸드는 왜..."

"어머나~ 호호호 나도 참, 패스트 패션요 패스트 패션. 고심한 만큼 디자인해 둔 도안도 많을 텐데 그린세이버는 하나뿐이고, 이대로 다른 노안들을 버려두기도 아깝잖아요."

"도안이겠죠."

"앗, 말이 자꾸 헛나오네용~ 아무튼 한 달에 한 번씩 그린세이버의 복장을 새로 디자인한 걸로 제공해 주세요.그리고 요즘 그린세이버가 점점 인기가....많아지고... 있잖아용. 아 짱나 짱낭~ 그놈들이 뭐라고 다들 좋아하는 거양~"

"흐-음...?"

"아, 너무 멋진 영웅들이라 제가 질투가 쪼~끔 났나 보네용;; 오호홍~;;

아무튼 구린세이버 팬들을 겨냥해서 그 의상이랑 비슷한 옷들을 전세계 모두가 입을 수 있게 최대한 많은 공장에서 빨리 생산하고 팔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그린세이버야 지금 인기가 떠오르기 시작했고, 이미 그린세이버가 여러 지역을 다닌 만큼 수요가 앞으로 증가하긴 하겠지요. 하지만 예상보다 수요가 적으면 한꺼번에 많이 생산해봤자 손해일 테고, 희소성도 떨어질 텐데."

"에...? 오홍홍~ 똑똑하시기도 하지~;;"

손님은 못 알아들었지만 알아들은 척 말을 이었다.

"괜찮아용 괜차낭~ 생산 비용이랑 손해 비용은 우리가 책임지도록 하죵. 그리고 번 돈의 일부를 나눠 드리겠습니다. 이거야말로 오누이 좋고 매실 좋은 거 아니겠어용~"

누이 좋고 매부 좋고 겠지만 아른드는 이제 지적도 안하고 어디 들어나 보자고 계속 듣고만 있었다. 손님의 목소리가 점점 낮아지고 있었다.

"당신은 맘껏 디자인하고, 고객들은 매달 새 옷을 입고 버리공~

우리는 옷 팔아 번 돈이랑, 옷 공장에서 나온 오염물질이랑 유행 지나 버린 옷들로 지구를 더럽혀 비싸게 팔아서 큰1돈을 벌거양~!"

행사장 풍선처럼 춤을 추는 손님... 아니 쏭.

진작에 의심이 들었지만 알아서 자기 계획을 누설하다니.

아른드는 가만히 있었다. 자기도 꾀를 짜기 위해서였다.

"훌륭한 제안이군요.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하셨을 테고, 좋은 아이디어도 주셨는데,

답례도 겸해서, 제가 디자인의 견본도 보실 겸 당신한테 알맞는 옷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서 기다리시죠. 제가 가져오겠습니다."

잠시 후, 아른드는 아주 긴 천을 갖고 왔다. 끝도 보이지 않을 만큼 긴 천이 바닥에 질질 끌려 왔다.

"어머나~! 참 길고 크고 아름답네용~ 그런데 이런 옷은 어떻게 입는 거람?"

"제가 입혀 드릴게요. 이 옷은 특수 제작된 거라 차렷 자세로 서서 입는답니다. 잠시 차렷 자세로 서 주시겠어요?"

쏭이 차렷 자세로 있자 아른드는 여기저기 옷을 둘러 감았다.

"저기, 입는데 원래 이렇게 오래 걸리나용~?"

아른드는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

"다 되 갑니다...

야야 당겨라!"

"넹? 으어앍!"

뒤에서 천의 양끝을 잡고 대기하고 있던 그린세이버가 천을 힘껏 잡아당기자 쏭은 그대로 꽁꽁 묶인 신세가 됬다.

"이번 역은 함정, 함정 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없습니다~"

"이 목소린 구린세이버자낭?!"

쏭이 유연한 몸으로 구렁이처럼 나가려 하자,

"들어올 땐 네 맘대로였을지 몰라도 나갈 땐 우디뱅글, 묶어버려!"

"아 짱나짱낭~ 이 몸을 속이다닝~"

"중간까지는 설마 그냥 좀 특이한 거래처 직원이겠지 했는데, 의심 안해도 알아서 정체를 다 밝혀 줄 줄은요. 참 당신들도 그러니 그린세이버를 못 이기는 거 아니겠습니까?"

"아앙~ 짱ㄴ"

"자꾸 따라하면 에너지볼 쇼크 쏜다?!"

"그건 안됑~ 오빠 살려줭~!"

무대 조명처럼 UFO의 한줄기 빛이 뙇 하고 비췄다.

"아침먹고 나쁜 짓! 점심먹고 나쁜 짓! 저녁 먹고 나쁜 짓! 오~예!"

"우리가 여기 온 목적은 단 하나!"

"나를 구하고옹~!"

"계약을 성사해 지구를 더럽혀 비싸게 팔아서 큰1돈을 벌거야!"

"잘 찾아오셨군요? 어디 맘껏 공격해봐요. 쏭만 다칠 테니까."

그린세이버랑 아른드가 쏭을 방패 삼듯 딱 붙어 있었다.

"빔을 쏘면 넷 다 끌려 올 거 같고..집게 발사!"

아슈탄이 집게로 쏭을 집으려 하자 우꺄는 보호막을 켜고, 아짱나가 집게에 연결된 파이프를 타고 올라가려 하자 다른 집게가 아짱나를 집어서 바닥에 떨어트렸다. 하지만 집게도 너클에 긁혔는지 못 쓰게 되었다.

"제가 제안 하죠.

쏭을 돌려주는 대신, 그 쪽도 납치한 카카를 돌려주시죠? 그 쪽도 공격은 못하는 만큼, 우리도 카카를 받았다고 공격하진 않고 순순히 물러날 겁니다."

돈조는 고민하는 듯했다.

"쏭..."

"오빠앙~!"

"쏭...

어차피 네가 계획을 다 말해버려서 이렇게 된 거잖아!

솔직히 우주선 안에서 네가 입만 열 때면 얼마나 성가셨다고! 거기서 반성하던가. 함께해서 짜증났고 다시는 보지 말자!

아슈탄 박사, 철수한다!"

"네?!"

돈조는 자기가 조종간을 당기더니 가 버렸다.

"아 뭐야! 모처럼 카카를 되찾을 수 있나 했는데! 아 짱나짱나!"

아른드는 딱히 뭐라 말할지도 모르겠어서 가만히 돈조가 사라진 곳만 바라봤다.

"야 이건 프리지아도 못 당하겠네. 무섭다 무서워, 돈조 녀석 인성은! 아니 사람이 아니라 외계인이니 외계인성인가."

"그렇다고 날 두고 가면 어떡해 오빠아아~ㅜ"

---

"돈조님 행성에선 형제고 뭐고 없는 게 당연한 거에요? 제가 달렸든 안 달렸든, 아무리 그래도 멀리 지구까지 같이 온 여동생인데!"

돈조는 그래도 너무하다 싶었는지 다시 쏭을 찾아갔다.

"오빠앙~! 나 여기양~!"

웬일로 납치된 쏭 주변엔 아무도 없었다.

"뭐야? 그린세이버 녀석들, 어디 숨어있는 건 아니겠지!"

"이 몸이 너무 예쁘고 불쌍하니깐 그린세이버들도 그냥 풀어주더라?"

--

"이런 거 시러시렁~ 감히 이 공주님을 묶어 놓고 뭘 하려는 거양~ 안 먹엉! 난 이런 깨끗한 건 못 먹는다공~"

"우리 먹으려고 들고 왔습니다만."

"아, 짱나짱나! 우디뱅글로 입을 묶어버릴 걸 그랬나."

"그럼 우디뱅글에 침 뱉을 건뎅~"

"거 입맛 뚝 떨어지네."

"짜증나는데 그냥 확 쫓아내 버려! 어차피 얘 계속 데리고 있어봤자 카카를 돌려받을 수 있을 거 같지도 않은데."

--

그렇게 쫓겨났다는 사실을 숨기는 건지 쫓겨난지도 모르는지, 쏭은 아직도 긴 천을 몸에 감고 있었다.

"덕에 이 긴 옷도 공짜로 얻었다궁~ 예쁘징 예쁘징~"

"으이그, 자랑이다..."

그렇게 옷 한 벌만 남았다 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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