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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문학/시

한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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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마지막으로 남는 감각은 청각
들은 것은 나를 부르는 한 마디

가장 먼저 잊히는 건 목소리라
이름도 얼굴도 못 외우는 내가
한 마디 잊을세라 발을 구른다

너에 대해 아는 것을 맞춰 모아도
이 양이면 서울에서 김 서방 찾는 꼴
나는 그 동안 너를 그려오기만 했지
너 있는 곳 맞춘 걸음은 몇 자국이나 되던가

너를 알기 전도 그랬듯 난 홀로 팔랑인다
불빛에 눈이 멀어서, 계절풍에 쓸려서
너만 죽 맴돌면 실례일지 걱정되어서
널 찾으면서도 난 홀로 헤메인다

이 마음도 네 마음도 잘 모르는 채
기억 속 목소리가 변했는지도 모르는 채
설령 뭐 하려고 여기 왔는지도 잊는대도
날 부른 한 마디 붙잡고 팔랑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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