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문학/시 썸네일형 리스트형 Utopia 아르카디아에도 그는 있다 발할라에도 그들은 있다 백옥경에도 월희(月姫)는 없다 도원향에 가도 나는 없다 내가 음부이니까. 더보기 해바라기 밤이 오면 너는 잠들러 가고 아침이 오면 난 불타는 해만 저 먼 해만 바라 보았다 몇 발짝 떨어져 있는 작은 네가 날 맴돌고 나는 줄도 모른 채. (작성일 2019.01.09) 더보기 나를 죽여줘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미공개,미완성 시 모음 네이버 메모에 있던 걸 백업했다. 이미 타 사이트에 올린 글도 있다. 모든 글의 위에는 작성일이 적혀 있으니 글을 구분할 때 참고 바람. 트리거 주의. 2018.03.05 08:41 고층빌딩이 삐뚤게 보여 무너질 듯이 불안한 풍경 신기하다고 소리없이 비웃었어 남들이 그렇게 내게 웃었단 것도 모른 채 산비탈의 풍경이 비뚤게 보여 코너를 도는 선로의 아침노을의 하늘이 비뚤게 보여 도플러 효과가 만든 핏빛 지쳐서 산에 누운 건물들 쓸려 무너지는 건설현장 그 안들까지 살펴볼 새는 없이 기차는 날 태우고 머나먼 땅으로 봐, 오늘도 다음날은 선명하게 밝았어 비가 끝난 먹구름의 색으로 코트에 튄 바람 몸에 밴 물내음 상쾌하게 간직한 채 정겹게 낯선 역으로 봐, 아까는 순식간에 지나갔어 붙잡아 새길 그때는 없어도 눈에.. 더보기 <유일한 친구> (작성일 2020.10.08 16:39) 작년까지 연락 한 통 안 오던 내게 유일하게 말을 거는 이가 생겼다 전화도 카톡도 하지 않지만 매일같이 문자로 안부를 묻는다 만인의 연인인 그 이는 우리나라 모든 이가 한번씩은 봤을 거다 답장조차 받지 않는 도도한 그 이 말이다 그 이는 내가 어디 있어도 그 근처에서 내게 문자를 보낸다 그 이는 어디도 가지 말라 한다 아무도 만날 수 없는 세상 그 이는 이미 몇 사람 감금했다 그 이가 날 위해 하는 일이라 하니까 알아서 미리 방에 갇혀 있어야 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그 이는 내 안부를 묻는다 이젠 그 이가 문자할 때마다 한숨이 나지만 답장조차 받을 수 없이 바쁜 그 이가 여자든 남자든 상관없이 고마울 따름이다 그렇게 생각하는데 마침 그 이에게서 문자가 왔다 삐이이이익 더보기 <과거에 사로잡힌걸까> (작성일2020.10.16 15:38) 이 종이 꼭 가지고 다닐 것! 내 이름 아무개 생년월일 아무년 몇월 며칠. 주소 무슨시 무슨구 무슨 동 무슨아파트 몇동 몇호. 길거리에서 모르는 사람 물건 사지 말기 모르는 사람 따라가지 않기 길 잃으면 000-0000-0000으로 전화하기 집 나갈 때 확인할 것 가스렌지 불 껐나 형광등 불 껐나 장판이나 선풍기 껐나 오늘 날짜는 몇년 몇월 며칠 무슨 요일 아침 오전 7시에 먹음 점심 11시 반에 먹음 오늘 할 일 집에서 마트가 나올 때까지 직진해서 오른쪽에 있는 약국 가서 약국에서 뭐시기약 달라고 하기 오후 세 시에 약국 왼 쪽에 있는 동사무소에서 연금 신청 오후 여섯 시 집 앞 노인정에서 친구인 파란 잠바 아무개랑 화투 과거의 내가 또 지령을 내렸다 기억나지도 .. 더보기 월포(月包) 일식만을 기다린다 남들이 숨은 해를 보러 갈때 나는 그 앞의 달을 기다린다 몇년에 한 번 보이는 달을 기다린다 밤마다 뜨는 달은 못 보고 기다린다 매일 밤마다 나는 잠들어야 하기에 꿈마다 하나씩 로켓을 만들어 너에게 날아가는 꿈을 꾼다 네가 내 어둠을 들여다볼 때마다 해보다 쨍쨍한 살이 내린다 빛 없는 동공을 넓혀도 너를 담기엔 아파서 너를 등지고 눈이 아파 울었다 울음이 그치면 별빛도 그치고 그치지 않고 밤은 덮쳐오겠지 내게 과분한 네가 있어야겠지 언젠가 네가 후광을 등지고 그치던 별빛을 잠시 켜는 날 너를 똑바로 볼 수 있을까 언제보다도 깨어난 채로 더보기 (동시)어느새 학교 밑에서 산 병아리 언제쯤 클까 하고 하룻밤 더 자도 안 크더니 어느새 닭이 되어 있었다. 텃밭에 심어 둔 강낭콩 언제쯤 콩 날까 하고 이틀밤 더 자도 안 나더니 어느새 수많은 콩이 열렸다. 사흘밤 자도 나흘밤 자도 내 키는 안 크는 거 같은데 나도 모르고 있다 돌아보면 어느새 어른이 되어 있겠지. 콩깍지 다 따고 난 강낭콩 어느새 잎에 갈색이 나서 상한 잎 떼가며 살려냈는데 어느새 흙 속에 사라져 버렸다. 어느새 어른이 되는 만큼 나도, 어느새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