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문학/시 썸네일형 리스트형 내가 없을 때에 다시 봄은 피어나겠지 벚꽃잎이 떨어진 동백꽃을 덮어주고 터쿼이즈 색 파도가 푸른 땡볕을 빚고 지금처럼 초목이 빨간 눈물을 떨구겠지 내가 없을 때에 다시 일상은 돌아오겠지 다시 사람들은 마스크를 벗고 축제도 행사도 식당도 노래방도 오락실도 마음껏 갈 수 있겠지 내가 없을 때에 하고 싶었던 게임들이 나온다지 올림픽이 열릴지도 모르지 지금 보는 드라마의 결말이 나겠지 내가 없을 때에 가고 싶었던 놀이공원이 완공되겠지 작문 과제에 그린 미래도시는 완성되고 숨을 일 없이 살 수 있게 되겠지 내가 없을 때에 모두들 당연한 예정을 그릴 때마다 괜스레 발목이 잡혀 떠날 수 없다 욕하면서도 다음 화를 기다리는 드라마처럼 다음 화가 나올지도 알 수 없는 시대이건만 그렇게 천 날 밤 동안 죽이질 못했다 이번 가을도 다 넘어.. 더보기 꼬리 나에게만 보이는 기운차게 파닥이던 작은 꼬리 더러워진 바다에 빠지고부터 꼬리는 점점 흉측히 길어졌다 어느 날 꼬리가 꽤 길자 이 꼬리로 바다를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꼬리로 바다를 헤엄쳐 올라와 지금은 땅에서 잘 살고 있다 지금도 내 꼬리는 꽤 길어 꼬리 끝은 항상 바다에 잠겨 있다 누군가 잡아당기면 금방 바다에 빠졌다 올라간다 언젠가 다시 못 올라갈 때까지 더보기 최후의 만찬 이 빵은 내 살이요 이 포도주는 나의 피로다 내 살은 거짓된 양식이요 내 피는 거짓된 음료로다 밀밭의 까마귀 떼를 불러다 떼어가라고 날 떼어가라고 내가 옥상에서 떨어지길 기다리며 지붕 위에서 바라보던 너희는 먼저 떨어져 날아갔다 날 남겨두고 _________________ 어제 꿈 속에서 이 시를 2연까지 구상하고 있었습니다. 종종 까마귀나 까치가 날려고 떨어질때 보면 순간적으로 사람이 떨어지는 거 같아 보일 때가 있어요. 아무래도 크고 검으니깐. 더보기 과거에 사로잡힌 걸까 이 종이 꼭 가지고 다닐 것! 내 이름 아무개 생년월일 아무년 몇월 며칠. 주소 무슨시 무슨구 무슨 동 무슨아파트 몇동 몇호. 길거리에서 모르는 사람 물건 사지 말기 모르는 사람 따라가지 않기 길 잃으면 000-0000-0000으로 전화하기 집 나갈 때 확인할 것 가스렌지 불 껐나 형광등 불 껐나 장판이나 선풍기 껐나 오늘 날짜는 몇년 몇월 며칠 무슨 요일 아침 오전 7시에 먹음 점심 11시 반에 먹음 오늘 할 일 집에서 마트가 나올 때까지 직진해서 오른쪽에 있는 약국 가서 약국에서 뭐시기약 달라고 하기 오후 세 시에 약국 왼 쪽에 있는 동사무소에서 연금 신청 오후 여섯 시 집 앞 노인정에서 친구인 파란 잠바 아무개랑 화투 과거의 내가 지령을 내렸다 기억나지도 않는 과거의 내가 아마 지난날의 괴로움을 잊.. 더보기 묘비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해를 담은 유리 나만 바라보는 해바라기구나 하지만 나는 해가 아닌걸 그저 동그란 햇빛을 담아서 투명한 물처럼 띄워서 비출 뿐 그래도 나만 바라본다면 해뿐만 아니라 모든 걸 보여줄게 햇빛 물감으로 투명한 캔버스에 담아서 너에게 해같은 미소를 띄울 뿐 더보기 개의 꼬리 (부제:Cynism) 당신이 오기만 하면 흔들린다 당신이 날 맞아주기만 하면 신나게 춤춘다 당신이 떠나기만 하면 바로 늘어져 떨어질 것 같다 당신이 때리가라도 하는 날에는, 빼어들기 직전의 칼날처럼 꼿꼿이 땅을 향한다 개 꼬리는 그렇게 달려 있다 내 인생도 그렇게 달려 있다 더보기 금간 뒷다리 드넓게 펼쳐진 검은 꽃길 매끈한 포장도로에 검정이 흩날린다 먼지겠거니 부스러기겠거니 했는데 한 가득 짐 실은 트럭이 한 아름 타이어 조각을 흩뿌리고 있었다 앞차를 갓길에 세우게 했다 알았기에 다행이었지 그대로 뒀으면 타이어가 터져 대형사고가 우리 차까지 덮친단다 무거운 등이 언젠가 적응이 되서 지금은 편하게 온 동네 뛰어다닌다 걱정했던 골 없는 잃어버린 길은 드넓게 펼쳐진 매끈한 길 훌훌 잊혀버려 볼 수 없는 뒷길 금이 간 타이어가 가루를 깔고 하루에 하나쯤은 짐 하나 떨어트려 뒷차가 겁을 먹고 피하는데도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건 아닐까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