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문학/시 썸네일형 리스트형 카페인 밤이 잠들 수 없다 배가 아픈 건데 마치 고픈 것만 같아서 아플수록 요란하게 커피로 채우고 또 채운다 그렇게 화려힌 색으로 주의를 돌려 아픈 흥분을 가라앉히려 하지만 마실 수록 배가 아파서 더 채워서 덮어버려야 한다 소리를 지를 거 같으면 소리를 죽이고 신나는 노래만 듣고 있지만 그건 내가 부르는 게 아니잖아 이런 걸 말하러 갔다가 남들의 아픔만 들어서 더 아파지겠지 ________________________ 작성일 2018.6.3 더보기 커피 "신이 내린 커피, 이 집의 커피 원두는 중남미에서 한번 미국에서 한번 한국에서 한번 테스트를 거쳐야 당신을 볼 수 있습니다." 원두가 날 보려고 테스트를 다 뚫었을까? 자신을 갈아마실 사람의 이름도 모른 채 원두는 그저 크고 싶어서 쑥쑥 큰다 만물의 영장이 한시간에 7000원 받고 내린 커피 중남미의 풍부한 햇살이 맛있어서 더욱 더 먹고 싶은 원두 그 빽빽한 농장안에서 농장 근처 공장과 미국의 실험실과 한국의 창고와 이 식당은 본 적도 없던 채 자기가 갈릴쯤에야 상황을 알아챈 원두도 자기는 미국 식당에서 사람들 입에 들어갈 거라 믿었을지도 _________________ 작성일 2018. 5.24. 당시 맥도날드 광고지의 문구를 인용했습니다 더보기 Forget me (not) 이 뒤에 천국이 나를 맞아도 나는 꽃처럼 움직이지 않을 거야 어떤 세상이라도 풀처럼 약한 나라면 비구름은 날 떠나지 않을 테니까 내가 떠오른 자리 그 발 밑 땅 밑에 난 자고 있어 검정조차 보이지 않는 어둠 속 눈을 감으면 내 안의 폭우가 보여 그동안 땅 위로 난 피고 있었어 바람이 내 머릴 흔들어 깨워 폭우를 피해서 눈을 뜨면 내가 없던 세상에 아침 햇살은 거짓말처럼 선명하고 비구름 따위 어디에도 없는 듯이 아무 일도 없던 듯이 내가 없던 이 세상이 그늘을 숨기고 천국이란 듯이 모두들 처음처럼 웃고 있었어 다행이다. 모두들 잘 지내서 나 없어도 빈자리는 없어서 파란 꽃잎에 투명한 물빛 이슬은 안식해도 된단 안도겠지,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내가 없어진 세상에 짧아진 내 생을 돌아봐 어릴 적 너와 뭐했는.. 더보기 나태 내 발목에 커다란 지네가 있다 그것은 산토끼처럼 온 동네를 돌던 내게 남몰래 기어와 도약하는 발을 붙잡고 날 걸어 넘어트린다 들고 있던 모든 것이 엎어져서 바닥엔 파편이 나뒹굴고 무엇이 날 넘어트렸는지를 알기도 전에 그것은 나의 근육에 점점 깊이 파고들어 끊임없이 살아나는 독을 주입한다 바로 죽을 독도 아니고 내가 찬천히 망가져가다 죽을 때까지 왕도마뱀처럼 미행하고 물고 되풀이하며. ______________________ 작성일 2020.3.31 더보기 천문학자 눈이 멀 듯한 앞을 바라보기 싫어 눈부신 태양을 눈 버려가며 보았다 작은 벽에 부딪히는 내가 싫어 아득한 하늘을 올려다보며 걸었다 발밑의 돌부리에 엎어지면 그대로 퍼질러 자서 남에게 웃음을 주었다 눈앞이 흐려 별이 보이지 않으면 발밑을 보며 땅에 그림을 그려 해 뒤에 숨을 샛별 볼 날을 알아냈다 세상을 흔들 마법이라도 나는 상상하며 내 내일은 짐작조차 하지 않은 채 별 헤다 밤 새면 엎어져 자서 블랙홀을 타고 꿈나라로 간다 태양이 미진보다 작고 아까와 좀 있다가 퍼지는 이상하고 아름다운 꿈나라지만 아기자기한 꽃과 쥐들 뛰노는 현실보단 꿈을 허우적댄다 몸은 뒹굴고 있는 주제에 남들은 웃지도 않겠지 ______________________ 작성일 2020.06.03 10분만에 작성 더보기 거울 앞의 참회록 ABRACADABRA 다시합창합시다 다다 이이 의의 적적 항등항 산방산 상정상 이견이 이성이 이상이 이타이 이놈이 이몸이 이타이 이놈이 이성이 이상이 이견이 상정상 散放産 항등항 적적 의의 이이 다다 다시합창합시다 ABRACADABRA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작성일 2020.7.21 상하 좌우 대칭이라는 의미만 있는 걸로... 더보기 새끼꼬기 손이 서툴어 하루에 하나쯤은 손이 미끄러져 떨어트리던 내가 시골에서 새끼 꼬는 손재주를 찾았다 그걸 어디다 쓸 수 있겠냐고 10년동안 잊고 있었는데 이제야 쓸 곳을 찾았다 한번 밖에 쓰이지 않겠지 한번 밖에 쓰이지 않기를 물에 빠진 나는 지푸라기를 잡고 새끼를 꼬아서 꼬인 인생의 매듭을 잘라낼 수 있다면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작성일:2020.7.4 더보기 windows 이 시국엔 다들 한 컴퓨터에 학교강의 띄우고 일할거리 띄우고 원격회의 띄우고 카카오톡 띄우고 트위터를 띄우고 인스타를 띄우고 배달앱을 띄우고 유튜브를 띄우고 게임하나 띄우고 꽃놀이 대신 화면에 창들로 꽃잎들을 띄우겠지 새벽감성 아니 사실 세상이 시끄러울 때도 언제든지 내 머릿속은 멀티태스킹 중이지 학교에서 배우던 걸 띄우고 사고실험들을 띄우고 세상의 섭리라는 계산결과가 뜨고 그걸 정리할 명언을 띄우고 추억들을 띄우고 매번 새로운 색으로 띄우고 지나간 건 입안에만 담아두고 공상들을 띄우고 상상들을 띄우고 망상들을 띄우고 마감할 걸 띄우고 세계관을 띄우고 연성거리 띄우고 상상 속 세계와 친구들을 현실 위에 띄우고 뛰놀고 감정들을 띄우고 컨디션을 띄우고 분위기를 띄우고 그 팝업창들 속에서도 선명하고 잔인한 삽.. 더보기 이전 1 ··· 3 4 5 6 7 다음